레위기 7장 22-27절은 고대 이스라엘 백성에게 동물의 기름(지방)과 피를 먹지 말라는 명령을 담고 있으며, 이를 위반하면 "백성에게서 끊어지게" 된다고 명시합니다. 이 글에서는 제목에서 언급된 삼겹살, 선지국, 노루피, 사슴피가 이 구절에 의해 금지되는지, 그리고 이 구절의 신학적 의미와 현대적 해석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구절 내용 (레위기 7장 22-27절)
레위기 7장 22-27절(개역개정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모든 기름을 먹지 말 것이요... 모든 피는 너희가 어느 곳에 거주하든지 먹지 말 것이니라. 모든 기름이나 모든 피를 먹는 모든 사람은 그 백성 중에서 끊어지리라.
- 기름(지방): 여기서 "기름"은 주로 제사에 사용된 동물(소, 양, 염소 등)의 특정 지방 부위, 특히 내장 주변의 지방을 의미합니다. 이는 하나님께 바쳐지는 거룩한 부분으로, 인간의 소비가 금지되었습니다(레 3:16-17).
- 피: 피는 생명을 상징하며(레 17:11, "육체의 생명은 그 피에 있음이라"),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여겨져 먹는 것이 엄격히 금지되었습니다.
- "백성에게서 끊어지다": 이는 공동체에서 추방되거나 하나님과의 언약 관계에서 단절되는 것을 의미하며, 신학적으로는 영적·사회적 배제를 암시합니다.
2. 삼겹살, 선지국, 노루피, 사슴피에 대한 적용 여부
레위기 7장 22-27절이 현대 기독교인에게 삼겹살, 선지국, 노루피, 사슴피를 먹지 말라는 직접적 명령으로 적용되는지는 고대 이스라엘의 맥락과 신약성경의 가르침을 통해 판단할 수 있습니다:
- 삼겹살: 삼겹살은 돼지고기의 지방 부위를 포함하지만, 레위기 11장 7-8절에서 돼지는 "부정한 짐승"으로 금지되었으므로 애초에 이 구절의 대상(제사 동물: 소, 양, 염소)이 아닙니다. 따라서 삼겹살의 지방은 레위기 7장의 "기름" 규정과 무관합니다.
- 선지국: 한국의 선지국은 소의 피를 응고시켜 만든 음식으로, 전통적으로 피를 포함합니다. 그러나 현대 선지국은 위생적으로 처리되어 고대 이스라엘의 "피"와는 제조 과정과 맥락이 다릅니다. 레위기의 피 금지 규정은 생피나 제사 동물의 피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 노루피, 사슴피: 노루와 사슴은 레위기 11장 3-4절에서 정결한 동물로 허용되지만, 이들의 피 역시 생명을 상징하므로 먹는 것이 금지됩니다. 하지만 현대에는 노루피나 사슴피를 음식으로 섭취하는 경우가 드물고, 가공된 형태라면 레위기의 맥락과 다릅니다.
신약의 관점: 신약성경은 구약의 식이 규정을 기독교인에게 적용하지 않습니다.
- 마가복음 7:15-23에서 예수께서는 "입으로 들어가는 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더럽게 한다"고 하여 음식 규정의 본질을 재정의했습니다.
- 사도행전 10장(베드로의 환상)에서는 모든 음식이 정결하다고 선언되었으며, 로마서 14:20에서 바울은 "모든 것이 정결하니"라고 확인합니다.
- 고린도전서 10:25-31은 양심에 따라 음식을 먹되 타인을 배려하라고 권고합니다.
따라서 현대 기독교인은 삼겹살, 선지국, 노루피, 사슴피를 먹는 데 신앙적 제약이 없으며, 이는 개인의 양심과 문화적 맥락에 따라 결정됩니다. 현대 식품 가공 과정(위생적 처리, 피 제거 등)도 고대 이스라엘의 맥락과 다르므로, 레위기 7장의 규정은 문자적으로 적용되지 않습니다.
3. 신학적 의미
레위기 7장 22-27절의 신학적 의미는 고대 이스라엘의 언약 공동체와 하나님의 관계를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하나님의 거룩함과 구별: 지방과 피는 하나님께 바쳐지는 거룩한 부분으로, 이를 먹지 말라는 명령은 이스라엘이 다른 민족과 구별된 하나님의 백성임을 상기시킵니다(레 20:26). 이는 이스라엘의 정체성과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하는 의식적 행위입니다.
- 생명의 존엄성: 피는 생명을 상징하며, 하나님께 속한 것으로 간주됩니다(레 17:11). 피를 먹지 않는 것은 생명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권위를 존중하는 표현입니다.
- 언약의 순종: 이 규정은 하나님의 명령에 대한 순종을 통해 이스라엘이 언약 공동체로 살아가야 함을 보여줍니다. 위반 시 "백성에게서 끊어짐"은 언약 파기의 심각성을 나타냅니다.
- 제사의 예표: 지방과 피를 바치는 제사는 죄의 속죄와 하나님과의 화목을 상징하며, 신약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완성된다고 해석됩니다(히브리서 10:1-18). 예수의 피는 궁극적인 속죄 제물로, 구약의 피 금지 규정을 초월합니다.
4. 현대적 해석
현대 기독교적 관점에서 레위기 7장 22-27절은 문자적 식이 규정보다는 영적·상징적 교훈으로 재해석됩니다:
- 영적 순종과 거룩함: 지방과 피를 먹지 말라는 규정은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고 거룩한 삶을 추구하라는 교훈으로 적용됩니다. 예를 들어, 물질적 욕심(지방)이나 생명을 해치는 행위(피)로부터 멀어지고, 하나님께 헌신된 삶을 살라는 메시지로 볼 수 있습니다.
- 문화적 다양성 존중: 신약의 자유를 바탕으로 음식 선택은 개인의 양심과 문화적 맥락에 따라 결정됩니다(로마서 14:2-3). 삼겹살, 선지국, 노루피, 사슴피는 한국 문화에서 허용되는 음식으로, 이를 먹는 것은 신앙과 무관합니다. 다만, 특정 음식이 타인에게 거리낌을 줄 경우 배려가 필요합니다(고린도전서 8:9-13).
- 생명의 존엄성 강조: 피 금지의 상징적 의미는 생명 존중으로 확장됩니다. 현대적으로는 동물 복지, 윤리적 소비, 환경 보호와 같은 이슈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 그리스도의 완성: 기독교인은 구약의 제사 규정을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완성된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지방과 피 금지는 문자적으로 적용되지 않으며, 그리스도의 속죄를 통해 하나님과 화목한 관계를 누리는 데 초점이 맞춰집니다.
5. 결론
레위기 7장 22-27절은 삼겹살, 선지국, 노루피, 사슴피를 금지하는 명령이 아니라, 고대 이스라엘의 제사와 언약 맥락에서 하나님의 거룩함과 생명의 존엄성을 강조하는 규정입니다. 신학적으로는 이스라엘의 구별된 정체성, 순종,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를 예표합니다. 현대 기독교인에게는 영적 순종과 생명 존중의 교훈으로 해석되며, 신약의 가르침에 따라 음식 섭취는 자유로우며 양심과 문화적 맥락에 따라 판단됩니다.